피아니스트 임윤찬이 2022년 6월 18일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에서 금메달과, 청중상, 신작 최고 연주상을 탔던 그날의 연주를 지금도 가끔씩 들어보곤 합니다. 클래식에 그다지 조예가 깊지 않은 지라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기교나 완벽하게 소화해낸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영상에서 보여지는 그의 연주 모습이나 다른 오케스트라 대원들이 악기를 안고 박수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연주의 훌륭함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가 있습니다.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는 4년마다 개최되는데 코로나19 여파로 2021년에 실시하지 못하고 2022년으로 연기되었습니다. 그래서 운좋게도 임윤찬이 만 18세가 되어 대회 참가가 가능해진 이유이기도 합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대회 참가의 나이 제한(만 18세~30세)이 있습니다.
임윤찬은 2004년생으로 7세에 뭔가를 배우자는 엄마의 제안에 수영, 태권도, 피아노 중에서 선택한 것이 아파트 동네 상가에 있는 피아노 학원이었다고 합니다. 다른 피아니스트들보다 다소 늦은 나이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지만, 피아노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여러 콩쿠르에서 우승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2021년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영재 입학하여 재학 중입니다. 먹고 자는 시간을 빼고는 피아노 연습을 하는 데 모든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순수 국내파 피아니스트인 임윤찬은 반 클라이번 대회 이전에 만 15세의 나이로 2019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최연소 1위 및 관객이 뽑은 청중상, 박성용영재특별상으로 대회 3관왕에 올랐었습니다. 그런 그가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에 만 18세에 참여할 수 있어서 최연소 우승의 타이틀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4년을 더 기다려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 우승 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해외유학을 생각해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아직 한국에 위대한 스승이 있다고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수상이 목표가 아니었고 이 콩쿠르를 통해 제 음악이 더 깊어지길 원했기 때문에 관객분들 마음에 제 진심이 닿았다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나는 그저 베토밴과 라흐마니노프 두 작곡가가 남긴 위대한 유산을 그대로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뿐이었습니다."라고 말해 18세가 아니라 108세의 철학자 같다는 해외언론의 찬사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신라시대 가야금 연주자 '우륵'이 임윤찬의 연주에 영감을 준 음악가라고 해서 또 한번 해외언론을 놀라게 하기도 하였습니다. 우륵의 가야금 연주를 들어본 적은 없지만 모든 것을 초월한 상태와 같은 느낌을 연주하고 싶을 때 베토벤이나 모차르트가 아닌 우륵의 가야금을 떠올렸다고 합니다. 임윤찬의 최연소 우승으로 해외에서는 한국의 음악교육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소위 "K-classic"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임윤찬은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의 두 번의 협주곡을 연주해야 하는 결선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C단조와 라흐마니토프 피아노협주곡 3번 D단조를 압도적인 기교로 연주해서 관중의 기립박수를 받았습니다. 특히 준결선에서 리스트의 초절기교연습곡 12곡 전곡을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연주하여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콩쿠르 이후 해외 매체 반응
영국 매체 그라모폰 : "그의 지적인 기교와 리스트 양식에 대한 완전한 몰입은 진정 초월적이다. 18살의 몸에 40살의 성숙함이 들어있다는 식상한 표현을 계속해서 되풀이하게 된다."
미국 매체 댈러스 모닝 뉴스 : "경이적인 기교에 더해 음악적 구조와 형태, 질감과 색감에 대한 정교한 감각까지 갖췄다."
미국 매체 샌프란시스코 클래시컬 보이스 : "초자연적인 재능을 뛰어넘는 우승자, 18세의 한국 소년 임윤찬은 리스트의 초절기교연습곡을 쉽고 엘레강스하게 연주했을 때부터 이미 내 마음속 일등이었다."